판교 월든힐스 답사 | 세계 건축가 3인이 만든 경사지 주거단지 Pangyo Worlden Hills | Housing by Pekka Helin, Riken Yamamoto & Mark Mack]
판교 월든힐스(Worlden Hills) 는 판교신도시 서쪽 경사지에 조성된 저층 공동주택 단지입니다.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와 달리 경사진 지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테라스와 중정, 복층형 주거공간 등 다양한 주거형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처음 완공됐을 당시부터 꽤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단지를 둘러보며 촬영했던 사진을 다시 정리해 봅니다.
Worlden Hills의 시작
월든힐스는 판교신도시의 새로운 주거모델을 만들기 위해 국제설계공모 방식으로 추진된 프로젝트입니다. 세 명의 건축가가 각기 다른 블록을 맡아 하나의 단지 안에서 서로 다른 주거건축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B5-1 블록은 핀란드의 Pekka Helin, B5-2 블록은 일본의 Riken Yamamoto, B5-3 블록은 미국의 Mark Mack이 설계했습니다. 세 블록을 합쳐 300가구이며, 지형과 평면에 따라 총 32개 타입이 계획됐습니다.
1. Pekka Helin – 경사지를 따라 흐르는 주거
2. Riken Yamamoto – 주거와 커뮤니티 사이
두 번째 단지는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리켄 야마모토의 계획은 여러 세대를 클러스터 단위로 묶고, 2층 높이에 공동 데크를 두어 세대와 세대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 특징입니다. 전체에는 9개의 클러스터가 계획됐으며, 각 클러스터는 대략 9~13가구로 구성됐습니다.
특히 주거공간 앞의 투명한 공간인 ‘Shiki’는 거실의 확장 공간이나 작업실, 아틀리에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하도록 계획되었습니다. 단순히 각 집의 프라이버시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공간과 공동공간 사이에 하나의 완충영역을 만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흰색 매스와 유리, 데크가 반복되면서 첫 번째 단지와는 확연히 다른 풍경을 만듭니다.
3. Mark Mack – 색채와 반복되는 주거 풍경
세 번째 단지에서는 앞의 두 단지보다 색채와 건물의 반복감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경사지를 따라 이어지는 건물들 사이로 주황색과 갈색 계열의 입면이 반복되면서 멀리서도 단지의 성격이 또렷합니다.
같은 월든힐스라는 이름 아래 있지만 세 건축가가 만든 공간은 상당히 다릅니다. 그래서 한 번에 세 단지를 걸어보면 건축가가 주거와 지형, 커뮤니티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다시 보는 월든힐스
월든힐스는 일반적인 고층 아파트 대신 경사지에 대응하는 저층 공동주택이라는 다른 선택지를 보여준 프로젝트였습니다.
테라스, 중정, 단·복층 구성, 아래층의 지붕을 외부공간처럼 활용하는 방식 등 당시 국내 공동주택에서는 흔하지 않았던 요소가 적극적으로 사용됐습니다.
예전에 직접 촬영했던 사진을 다시 정리해 보니, 이곳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개별 건물 하나보다는 서로 다른 세 건축가의 주거방식을 한 장소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건축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무가 자라고, 사람이 살고, 공간이 변하면서 처음 설계된 모습과는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방문해서 지금의 월든힐스가 어떻게 변했는지도 기록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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